자동차 충전 - 수요증가 불구 업소당 판매량 감소

프로판 판매 - 사업자수 늘고 수요는 줄어 "이중고"

최근 LPG사업자들을 대면할 때면 예전보다 판매물량이 줄어 흥이 생기지 않는다는 얘기를 자주 듣게 된다.

LPG사업자들이 이처럼 어려움을 호소하는 데는 프로판산업의 경우 전체 수요는 해마다 줄어들고 있는 반면 사업자 수는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으며, 부탄의 경우 전체 수요는 늘어나고 있다지만 신규충전소의 증가속도가 더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2000~2008년의 자동차용 충전소 및 LPG판매업소 판매물량 추이를 알아본다.

충전소·판매소 판매량 추이

지난 2000년부터 2008년까지 운수용 부탄수요를 살펴보면 큰 폭의 성장 그래프를 그린 것을 발견할 수 있다. 2004년과 2008년 두 해를 제외하면 자동차용 부탄수요는 계속 늘어났으며 지난 8년간 부탄수요는 무려 144만1000톤(49.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같은 기간 전국적으로 충전소의 보급 속도는 더욱 빨랐다. 2000년도에 689개소에 불과하던 LPG충전소는 2002년에 1000개소를 돌파하더니 2005년에는 1302개소, 2007년에는 1474개소에 이르렀다. 급기야 지난해에는 총 1589개소의 자동차충전소가 전국에서 운영 중에 있다.

이를 단순계산으로 따져보면 2000년 충전소별 연간 판매량은 4240톤을 기록했지만 이후 충전소가 계속 늘어나면서 2005년에는 연간 3046톤, 2006년 2938톤, 2007년 2962톤, 2008년 2745톤으로 계속 하향세를 걷고 있다. 지난 2000년과 2008년을 비교하면 충전소 별 판매량은 1495톤(-35.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LPG판매소도 해마다 판매량 감소세를 겪기는 마찬가지다. LPG판매소의 경우 지난 2000년도에 전국적으로 4532개소가 운영되고 있었으며 2002년에는 4463개소로 그 수가 잠시 줄어들기도 했지만 2008년에는 4708개가 운영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LPG판매소수가 증가한 반면 수요는 감소추세여서 이들이 체감하는 어려움은 더욱 크다.

프로판수요의 대표성격을 띠는 가정·상업용 프로판수요는 2000년에는 223만톤에 달했으나  20001년을 제외하고는 해마다 수요가 줄어 지난 2008년에는 164만6000톤을 기록했다. 이는 8년 만에 무려 58만4000톤(26.1%) 수요가 감소한 것.

이를 기준으로 판매소별 연간 판매량을 단순계산해보면 2000년도에는 연간 492톤을 판매했고 2001년에는 515톤으로 증가하기도 했지만 이듬해부터는 계속 줄어들었다. 급기야 2006년에는 380톤을 기록했으며 2007년 376톤, 2008년 349톤으로 집계되면서 판매소별 판매물량은 크게 감소하고 있다.

묻지마(?)식 투자로 자칫 시장 흔들

위의 통계가 단순계산으로 나온 것이고 프로판의 경우 산업용수요 등으로 다소 변수가 있기는 하지만 LPG유통업계가 전체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허가대기 중인 충전소는 359개소, 판매소는 130곳에 달하고 있다는 점이다. LPG수요는 한정돼 있는 반면 공급자는 더욱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부탄 충전소의 경우 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을 거듭할 수 있다는 기대감과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는 계산 아래 묻지마(?)식으로 충전소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수입·정유사들도 부동산투자의 개념으로 신설도로에 충전소를 경쟁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LPG판매소의 경우 사업적인 메리트가 워낙 없어져 그 수가 크게 변동되고 있지는 않는 실정이다.

이같이 LPG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되자 해당 종사자들은 중복투자를 예방하고 혹시나 흉물로 변할 수 있는 LPG사업장을 막을 수 있는 길은 허가기관에서 수요와 공급을 고려해 허가에 신중을 기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2009년 4월 13일 김재형기자